전통 한국화 필법에 서양물감…美 풍경 담은 현대판 진경산수
전시명: 추니박 특별 초대전 <낯선, 이국 풍경 - 가보지 않은 길>
전시기간:6월5일 - 8월 17일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이른바 ‘융합 산수’(일명 퓨전 한국화)를 개척한 박병춘 씨(54)는 홍익대 미대 재학 시절부터 ‘좋은 예술은 이미지가 아니라 행위 혹은 수행’이라는 말을 신봉하며 살았다. 지난 30년 동안 화구를 걸머지고 전국 명승지는 물론 인도, 그리스, 네팔, 일본, 호주 등을 누비며 바늘로 우물을 파듯 사생(寫生)한 이유다.

그런 치열함은 고무판을 잘라 먹선처럼 배열한 ‘고무산수’, 뽀글거리는 라면으로 풍광을 표현한 ‘라면산수’, 칠판에 그린 ‘분필산수’에 이어 2000년 이후 ‘기억의 풍경’ ‘흐르는 풍경’ ‘채집된 산수’로 확장됐다. 그동안 화첩만 500여 권, 초벌 그림도 1만여 점에 달한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두 달 동안 자동차에 몸을 싣고 약 1만㎞를 질주하며 그랜드캐니언과 세도나, 요세미티, 캘리포니아의 광활한 대자연을 채집해 화폭에 옮겼다. 이름도 ‘추니 박’으로 바꾸고 국제무대로 보폭을 넓히겠다는 결기를 다졌다.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트페어 ‘아시아 잉크페인팅 특별전’에 참가해 미국 서부 풍경을 담은 34m 대작으로 국제 미술계의 찬사도 받아냈다.

전통 한국화 필법에 서양물감…美 풍경 담은 현대판 진경산수
서울 신문로 갤러리 마리에서 5일 개막한 ‘낯선 이국 풍경- 시간을 읽는 시선’ 전은 미국과 호주 풍경을 한국의 전통 필법으로 되살린 박씨의 작품을 통해 우리 미술의 혁신을 증명해 보이는 자리다. 서양화의 아류를 뛰어넘어 이국 땅의 곰삭은 존재와 시간을 화폭에 풀어낸 근작 30여 점을 걸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번 전시는 미국과 호주의 자연에 담긴 기(氣)를 동양 필법으로 잡아내 지금껏 서양미술에 가려진 한국화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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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19060512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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